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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론병이란
염증성 장질환이란 소화기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보통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을 지칭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 국한되어 발생하지만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기관에 염증이 발생한다. 심지어 항문 주변 피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젊은 나이에 발병해 평생 지속되고, 약물치료로 완치되지 않는 대표적인 난치병이다.
크론병은 전 세계적으로 더욱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34% 증가했다.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비슷하게 발병하며 대부분 30세 이전에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14~24세 사이에 발병하며 소수의 사람들은 50~70세에 처음 발병한다.
크론병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소인, 생활환경, 비정상적인 면역계 반응, 장내 세균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적 소인을 가진 환자에게 더 발생하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유전적 이상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증거는 없다.
강동경희대학교 병원 차재명, 곽민섭 교수의 논문에 의하면 크론병 10대 발병률이 2009년에는 10만 명 당 0.76명, 2016년 1.3명으로 늘었다. 20대는 0.64명에서 0.88명으로 늘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며 육식, 즉석식품의 섭취가 늘어난 것이 발병률이 높인 것으로 분석했다. 또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조기 진단을 받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거론했다.
젊은 나이에 크론병이 생기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40세 이후 발병하면 증상도 비교적 경미하고 경과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10대에 발병한 경우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높다. 복통, 설사에 시달리며 장에 염증이 생겨 영양분 흡수가 이뤄지지 않아 체중감소, 성장부진 등이 생길 수 있다.
□ 크론병 증상
크론병은 대부분 증상기(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와 무증상기(특별한 치료 없이 증상이 회복되어 증상이 나타나지 않음)가 반복되는 것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경련성 복통, 만성 설사(대장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으면 혈액성 설사가 발생할 수 있음), 열, 식욕 부진, 체중감소 등이 있다.
복통은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산통과 유사하며 주로 하복부에 나타난다. 설사는 약 85%의 비율로 나타나며 일반 설사와 같다. 전체 환자의 약 30%에서 체중 감소가 나타난다. 오심, 구토, 발열, 허약감, 근육량 감소, 직장 출혈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입안의 점막과 식도, 위막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급성으로 발현되면 체온이 상승하고, 백혈구 수치가 증가하며, 오른쪽 복부 아래에 통증이 생긴다.
소아에게 복통 및 설사는 주요 증상이 아니며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대신 느린 성장, 관절 염증(관절염), 열 또는 쇠약 및 빈혈로 인해 생기는 피로 등이 있을 수 있다.
□ 크론증 치료
크론병 치요의 목표는 증상을 완화하고 조직의 파괴를 늦추는 것이다. 약물 치료를 원칙으로 하며, 합병증 발생 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1. 약물치료
- 5-아미노 살리실란 계통의 약물 : 설파살라진, 메살라진 등이 있으며 증상이 없더라도 꾸준히 복용한다.
- 스테로이드 : 염증이 심할 때 사용한다. 부작용이 심하므로 급한 경우에만 쓰고 점차 줄인다.
- 면역억제제 : 스테로이드를 줄이거나 끊기 위해 사용한다.
- 항생제 : 장의 염증을 가라앉게 하기 위해 사용한다. 치루가 있는 경우에도 사용한다.
- 생물학적 제제 :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 반응이 없는 경우 사용한다.
- 보조치료제 : 설사가 심할 때 지사제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의사의 처방을 받아 사용한다.
2. 수술적 치료
- 약물 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장협착, 누공, 심한 출혈 등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수술적 치료를 한다. 대장 염증이 심한 경우 대장 전체를 제거 후 복막에 인공항문을 만든다. 소장 부분 병변이 있는 경우 소장 부분 절제술을 시행하고, 협착이 생기면 협착 성형술을 시행한다. 수술을 해도 나머지 장에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술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한다.
□ FAQ
1. 부모 중 한 명에게 크론병이 있으면 자녀도 병이 생길 수 있나?
- 크론병이 부모, 형제에게 있는 경우 5~23% 정도 크론병이 생길 수 있다. 일반인보다 발병 위험이 크지만 모든 경우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복통, 설사 및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있다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2. 크론병이 암으로 진행될 수 있나?
- 대장을 침범한 크론병은 대장암 위험을 증가시킨다. 일반인에 비해 2.5~4.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장을 침범한 경우 역시 소장암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혈액암과 림프종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3. 크론병 환자도 임신이 가능한가?
- 대부분 크론병 환자도 정상적인 출산을 한다. 다만 염증이 심한 활동기 환자는 임신기간 중 유산이나 조산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남성에게서는 병이 악화되는 경우 성욕이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임신 계획이 있다면 주치의와 상담 후 임신 전후로 크론병 염증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임신 중이라도 크론병 환자는 계속 약을 복용하도록 권장한다. 현재 크론병에 사용되는 약물은 태아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히려 크론병의 염증이 태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모유 수유 또한 크론병 환자에게 아무 문제없다. 적은 양의 약이 모유로 배출될 수 있지만 아이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4. 크론병 발생 시 음식을 가려먹어야 하나?
- 크론병의 원인 중 음식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원인으로 밝혀진 음식은 없다. 음식을 가리면 오히려 잘못된 식습관으로 영양결핍이 생길 수 있으므로 염증이 심한 급성기가 아니라면 음식을 가리지 않는 것이 좋다. 골고루 잘 먹고 영양상태가 좋아지는 것이 오히려 약물에 대한 반응을 좋게 하고, 전신 상태를 호전시켜 성장을 촉진한다. 술과 커피는 장을 자극하여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병이 악화된 상태에서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5. 배가 자주 아프고 화장실에 자주 가면 크론병일까?
- 크론병의 주요 증상은 복통, 설사, 전신의 나른함, 혈변, 발열, 체중 감소, 항문 통증 등이 있다. 초기 증상이 과민성 장증후군과 유사해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과민성 장 증후군 역시 만성 복통이 나타날 수 있지만 크론병과 달리 자는 동안 복통이나 설사는 드물고, 체중감소 역시 잘 나타나지 않는다. 또 증상이 유사한 질환으로 기타 급성 감염증 장염, 약제에 의한 장염, 음식 알레르기, 궤양성 대장염, 장결핵, 베체트 장염 등이 있어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크론병이 의심되는 경우 전문의에게 진찰, 검사를 받아야 한다.
6. 직장생활이 가능할까?
- 급성기가 아니라면 정상적인 직장생활이 가능하다. 크론병을 갖고 있더라도 학교, 직장생활, 결혼, 출산, 가족 부양, 운동, 취미 생활, 여행 등 모든 것이 가능하다. 증상이 악화된다면 내원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증상이 호전되면 다시 정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단 병이 악화되는 급성기에는 지나치게 피로를 유발하거나 격렬한 운동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 다만, 장거리 여행을 계획한다면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복용하는 약의 이름, 특히 성분명과 용량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고, 비상시에 대비한 충분한 약을 준비해야 한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을 여행한다면 세균성 장염이 크론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