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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망

섬망이란 의식의 변화와 함께 주의력, 인지기능의 장애가 생기는 일시적인 상태이다. 섬망 상태가 되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지남력(자신이 놓인 상황을 시간적 공간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 상실되어 사람, 시간, 장소를 알아보지 못하고 헛것을 보거나 초조해한다.

섬망은 일시적인 병리 상태에 속하기 때문에 이러한 장애를 겪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긴 어렵다.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고령일수록 더 흔하게 발생한다. 큰 외과적 수술 후 회복단계에 있는 환자, 중환자실에 오래 입원해있는 환자에게서도 흔히 발생한다. 또 위중한 질병의 후유증,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섬망 환자의 40~50%는 섬망 발생 후 1년 내에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 섬망의 원인

1. 입원

-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것 같이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놓이는 것은 섬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은 대체로 창문이나 시계도 없는 실내에 격리된다. 그로 인해 정신적인 자극을 박탈당하며 지남력을 상실할 수 있다. 모니터링 및 치료를 위해 밤에 환자를 깨우는 의료진, 삐 하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리는 모니터, 구내방송, 복도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목소리 등은 환자들의 수면을 방해한다. 뿐만 아니라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은 대부분 중증 장애를 앓고 있으며 섬망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2. 수술

- 섬망은 수술 후에 흔하게 발생한다. 이는 수술 스트레스, 수술 중 사용한 마취제 및 수술 수 사용하는 진통제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3. 약물 사용

- 섬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약물이다. 불법 약물, 급성 알코올 중독은 섬망의 흔한 원인에 속한다. 고령자의 경우 의사가 처방한 약물들이 섬망을 유발할 수 있다.

정신활성 약물들은 뇌의 신경 세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때로 섬망을 유발한다.

  • 아편유사제(모르핀, 메페리딘 등)
  • 진정제(벤조다이아제핀, 수면 보조제 포함)
  • 항정신병제
  • 항우울제
  • 항히스타민제(콜린 억제 효과가 있는 약물)
  • 시메티딘
  • 혈압을 낮추는 약(베타 차단제를 포함한 항고혈압제)
  • 코르티코 스테로이드
  • 디곡신 및 심장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
  • 레보도파
  • 근이완제

4. 금단 현상

진정제 같은 장기간 복용한 약물을 갑자기 중단할 때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알코올 중독자들이 음주를 갑자기 중단하는 경우 발생한다.

5. 질병

혈중 전해질 수치가 비정상적일 경우, 신경 세포의 대사 활동을 방해해 섬망이 발생할 수 있다. 혈중 전해질 수치 이상은 이뇨제, 탈수, 각종 장애(신부전, 암 등)로 발생할 수 있다.

혈당 수치가 지나치게 높거나 지나치게 낮은 경우 섬망이 발생할 수 있다.

간부전 또는 신부전이 발생했을 때 환자가 장기간 복용하는 약물이 차후 섬망을 유발할 수 있다. 간 또는 신장이 약물을 정상적으로 처리 및 제거하지 못하고 약물이 혈액에 축적되어 뇌에 도달하여 섬망을 유발한다.

뇌수막염, 뇌염 등 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질병은 섬망의 원인이 된다.

 

 

□ 섬망 증상

섬망은 갑자기 시작되어 수 시간 또는 수 일간 진행된다. 섬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주의력 상실이다.

섬망이 있는 사람들은 집중을 할 수 없어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어려우며, 최근에 있었던 일을 기억할 수 없다. 따라서 섬망 환자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한다. 시간 및 장소에 대한 갑작스러운 혼돈은 섬망의 조기 징후일 수 있다. 환자들은 사고에 혼란이 생겨 횡설수설하며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한다.

의식 수준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 어느 순간 지나치게 각성한 상태를 보이다가 금방 졸음을 느끼며 행동이 굼떠질 수 있다. 종종 저녁 시간대에 상태가 더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증상을 황혼 현상이라고 한다.

섬망이 있는 환자는 제대로 잠을 못 자는 경우가 많다. 수면-각성 주기가 뒤바뀌면서 낮에 잠을 자고 밤에는 계속 깨어있게 된다.

또한 기괴하면서 무시무시한 환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물건이나 사람을 볼 수 있다. 몇몇 환자에게서는 편집증이 나타나거나 망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성격과 기분이 변할 수 있다. 너무 차분하고 내성적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짜증, 초조,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진정제를 복용한 이후 섬망이 발생한 사람들은 심한 졸음을 느끼며 내향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 암페타민을 복용했거나 진정제 복용을 중단한 환자들은 과잉행동 및 공격성이 나타날 수 있다.

섬망은 원인에 따라 수 시간, 수 일 또는 그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섬망의 원인을 신속하게 확인 및 치료하지 않을 경우, 환자들은 점점 더 심한 졸음과 무반응(혼미)을 경험하게 된다. 혼미 증세는 혼수 또는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 섬망의 치료

1. 원인 치료

섬망의 원인이 확인되면 즉시 교정 또는 치료한다. 감염이 있는 경우 항생제를 처방하고, 탈수 증세는 수액 및 전해질 정맥 투여를 통해 치료한다. 섬망을 일의는 장애를 즉시 치료하면 영구적인 뇌손상을 예방할 수 있으며 환자는 완전히 회복된다. 섬망의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는 모든 약물은 투여를 중단한다.

2. 일반적인 조치

일반적인 조치도 섬망을 치료하는데 중요하다. 주변 환경을 조용하고 아늑하게 만든다. 환자가 실내에 있는 물건 및 사람과 현재 위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충분하게 밝아야 한다. 시계, 달력, 가족사진을 배치하는 것은 지남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시간이 될 때마다 환자를 안심시키고 시간과 장소를 상기시켜 준다.

섬망 증세가 있는 사람들은 탈수, 영양 결핍, 요실금, 낙상, 압박 궤양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격을 위험이 있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섬망 증세가 있는 사람들, 특히 노인은 간호사 및 사회 복지사를 포함하는 통합 의료팀에서 관리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3. 초초함 관리

극심한 초조함 또는 환각을 경험하는 사람은 자해를 하거나 간병인에게 상해를 입힐 수 있다. 그러한 상해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조치는 다음과 같다.

  • 환자와 가족이 함께 지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 환자는 간호원실 근처에 있는 병실에 입원한다.
  • 병원에서 함께 지낼 간병인을 고용한다.
  • 정맥 투여용 라인, 방광 카테터, 패드 부착형 구속장치 등 장치를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다.(장치들이 환자에게 더 큰 혼란을 일으켜 상해 위험이 증가한다.)

각 종 조치를 취해도 효과가 없는 경우 초조함을 관리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한다. 약물은 결코 최선의 수단이 아니다. 사용되는 약물은 2가지 유형이다.

  • 항정신병제 : 가장 자주 사용되는 약물이다. 항정신병제는 초조함을 지연 또는 악화시킬 우려도 있다. 일부 약물들은 혼돈, 변비, 구강 건조, 어질어질함, 배뇨 시작 및 지소 곤란, 방광 조절 능력 상실 등의 콜린 억제 효과를 일으킨다. 또 특정 약물은 체중 증가, 비정상적인 지방 수치, 제2형 당뇨병에 대한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 로라제팜 등 벤조다이아제핀(진정제의 일종) : 진정제 투여를 중단하거나 금주 시 섬망이 나타날 때 사용한다. 벤조다이아제핀은 다른 조건에 의해 발생하는 섬망에는 사용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섬망 환자들 특히 노인들의 혼돈 또는 졸음의 증세가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예후

섬망을 일으키는 원인을 빠르게 치료할 경우, 대부분 환자들은 완치된다. 그러나 대부분 원인이 불명확하여 교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진단 및 치료가 지연될수록 장애가 완치될 기회가 줄어든다. 섬망을 치료하는 경우에도 일부 증상은 수 주,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으며, 증상이 서서히 호전될 수 있다.

 

 

※ 섬망과 치매의 차이

섬망과 치매의 가장 뚜렷한 차이점은 지속성이다. 섬망은 수 일 이내에 급격하게 발생하며, 원인이 교정되면 빠르게 호전된다. 증상이 심하게 변동한다. 이에 비해 치매는 수개월, 수년에 걸쳐 점차 인지저하가 나타난다.

건강 악화와 관련하여 갑자기 발생하는 증상은 섬망이고 지속적이고 점차적인 인지저하는 치매를 뜻한다. 치매 환자에게 섬망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정신 건강 의학과 전문의의 감별이 필요하고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섬망은 의식저하가 동반될 수 있다. 혼수상태처럼 주변에 반응을 못하며 몽롱한 상태가 된다. 치매의 경우 반응이 떨어지는 의식 저하는 말기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의식 저하는 섬망을 뜻한다.

 

섬망과 치매의 차이

출처 : 정신의학신문